쓸데없는 생각만 많은 편

2021. 1. 31. 14:11

[책 소개]


이민수의 짧은 수필 모음집에 그림을 더한 책에서 그림을 책이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여기저기 써놨던 추려낸 90편의 글과 새롭게 그린 64개의 그림을 대신하는 64 여백 페이지를 권의 책으로 엮었다. 글에는 일상 속의 작은 생각이나 생활의 장면이 담담한 문체로 담겨 있으며, 여백 페이지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그림을 보며 마음이 요동칠 위험을 막아주는 기능이 있다. 글이 2017년까지밖에 없는 이유는 2017년에 기획된 책이기 때문이고, 그림을 이유는 그림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림이 있는 책보다 가격을 비싸게 책정함으로써 애써 그린 그림도 같이 봐달라는 염원을 담아냈다. 하지만 도저히 되겠다 싶으면 원을 내고, 여백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도 가지 방법일 있다.

[저자 소개]
2011년에 자신의 책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개인용 출판사를 차린 이민수는 생각만큼 팔리지 않는 책들을 보며 출판 시장은 여기까지다라며 명예로운 실패를 선택한다. 그렇게 온라인 세계에 진출하여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하게  것이 2 하고도 12,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으로 출판 실패의 아픔을 치료해 간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린 때가 2000 어느 17, 세상은 바야흐로  동영상의 시대로 향해가고 있었다. 그래 이거다 싶었던 이민수는 시류에 편승하기 위하여 동영상 제작에 나섰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한동안 지금을, 최신을 살아가는 기분을 느낄  있었다. 그때 그의 나이가 지금으로 치면 서른 하고도  살이었다. 그리고는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천에서 스물한 번이나  지나간 해가 되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동영상을 원하고,  동영상의 시대는 끝날 줄을 몰랐지만 아무래도  동영상의 시대는 끝인  같다고 판단을 내린 이민수는 다시 책을 만들게 되는데….

[출판사 서평]
쓸데없는 생각만 많은
책은쓸데없는 생각이 많은 에서 그림을 빼고, 그림이 있던 자리를 여백으로 책이다. 얼핏 보아도 무언가굳이?’ 싶은 책은 존재 자체로 의문을 자아낸다. 굳이 그런 것일까? 그렇게도 그림에 자신이 없었던 것일까?

그림의 입장에서는 조금 황당할 수가 있다. 그림이 없는 구성의 책을 따로 만든다는 , 그러니까 그림을 없애는 경우를 고려한다는 자체가 그려진 그림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 것이다. 그림의 입장에서아니 그럴 거면 굳이 그린 거지? 차라리 그리지나 말지. 내가 이런 대접이나 받으려고 그려진 건가?” 같은 말을 한다고 해도 딱히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있겠다.

그림이 느낄 불쾌함은 책의 가격을 확인하는 순간 정점에 이를 것이다. 그림이 있는쓸데없는 생각이 많은 가격이 12,000원이지만 그림이 없는쓸데없는 생각만 많은 가격은 13,000원으로 원이 비싸다. 그림이 없는 책의 가격이 높게 책정된 것이다. 자신이 음의 가치로 거래되는 비재화 신세가 현실을 직면한 그림이 느낄 자괴감은 보통의 그림이 감당해내기에는 너무 버거운 것은 아니었을까? 그림이 아닌 입장에서도 도무지 납득하기가 어렵다. 그렇게 비재화 취급을 거면 그린 이유가 무엇일까? 

책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1,000 낮은 가격에 판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럴 거면 그림 없는 책만 만드는 편이 낫지 않을까? 어떤 책에도 그림을 넣지 않고, 그러면 어떤 책도 1,000원을 낮춰 팔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 말이다. 설령 이미 그려서 그냥 휴지통에 넣기 아까운 그림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합리적인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굳이 기회비용을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의 합리성이 그림을 폐기하는 쪽으로 마음의 추를 기울여 주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해 아무리 적대감을 가졌다고 한들 금전적인 손실을 마다하지 않으면서까지 이렇게 멸시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러다가 문득 반대로 생각해보게 된다. 실제로 그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생각하다 보니 문득 그림을 버리지 않고, 굳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그림이 있는 책을 팔겠다고 하는 행위에 담긴 의미가 보인다. 이것은 일종의 판촉 행사인 것이다. 일종의 세일이고 일종의 혜택인 것이다. 그림이 있는 책의 가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봐주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결국 그림이 없는 책의 가격을 13,000원으로 책정한 것은 그림을 함께 본다면 혜택을 주겠다는 선언이라고 있다. 그렇게라도 그림을, 자신이 그린 그림을 봐달라는 외침인 것이다.

127*188 / 180쪽 
2021년 2월 5일 발행
13,000원

지은이| 이민수
디자인| 이민수     
   편집| 이민수
발행인| 이민수
발행처| 작은책들
  ISBN| 978-89-96666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