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이 스치면 인연이 될까 봐

2016. 8. 17. 22:23사진책

 익숙한 행동은 익숙한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이것은, 왠지 모르게 거리를 두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이 익숙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공간이 익숙한 이유를 아는 것은 공간을 만드는 이유를 아는 데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저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그 이면에는 어떤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으리라 짐작해 볼 뿐입니다. 이 책은 그 짐작의 순간들이 담긴 사진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목| 옷깃이 스치면 인연이 될까 봐

사진/글| 이민수

펴낸 곳| 작은책들

형| 127*188

수| 112

발행일| 2016년 8월 30일

정 가| 12,000원

  

ISBN|  978-89-966662-3-3


 다가서지 않는다. 붙어 앉지 않는다. 왠지 모르게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되는 우리의 행동은 어느새 서로에게 친숙하다.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본 적이 있으니 눈에 익기 때문이고, 사람과 사이에 거리를 둔 적이 있으니 마음에 익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서로 거리를 둔 사람들의 장면은 우리에게 친숙하게 읽힐 것이다. 

 하지만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은 무언가 생소하기도 하다. 익숙한 행동들조차도 그 이유에 대한 물음 앞에서 말문이 막히면, 어느새 생소함으로 다가올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서로 거리를 둔 사람들의 장면은 우리에게 생소하게 읽힐 것이다.

 그리하여 『옷깃이 스치면 인연이 될까 봐』는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생소한 마음을 일으킬 것이다. 이 친숙한 장면들이, 이 친숙한 거리들이 생소하지 않냐며 질문을 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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